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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전긍긍 / 정끝별

kiku929 2010. 9. 15. 15:22

 

 

 

 

 

 

전전긍긍

 

 

정끝별

 

 

수수털 위에서 단잠을 자고 막 일어난 배추흰나비

하얀 아욱꽃에 막 앉으려는 배추흰나비

노란 배추꽃에 앉아 꿀을 빨고 있는 배추흰나비 위에

사뿐히 올라 앉아 있는 배추흰나비

흰 앵두나무꽃에 앉아 꿀을 빨고 있는 배추흰나비

노란 유채꽃을 막 떠나려는 배추흰나비

 

나비 날아다니네. 그래! 그래서?

나도 날아다니네. 그래! 그래서?

 

 

시집 <흰 책>

 

 

 

 

 

그대의 마음은 한 마리 흰나비같은 것,

그 흰나비 따라 내 마음도 함께 날아다니는 것,

 

한없이 가벼운 것,

한없이 변화무쌍한 것,

한없이 속절없는 것...

 

나비 날아다닌다 하여서

그래! 

그래서 어쩌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