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지금은 우리가 / 박준
kiku929
2016. 11. 23. 01:47
지금은 우리가
박준
그때 우리는
자정이 지나서야
좁은 마당을
별들에게 비켜주었다
새벽의 하늘에는
다음 계절의
별들이 지나간다
별 밝은 날
너에게 건네던 말보다
별이 지는 날
나에게 빌어야 하는 말들이
더 오래 빛난다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