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늦봄에 내리는 눈 / 신미나
kiku929
2017. 2. 1. 22:22
늦봄에 내리는 눈
신미나
거울에 손바닥을 대면
짧은 김이 서린다
손바닥을 떼면 혼처럼 사라진다
젓가락을 세로로 꽂으면
불행이 찾아온다고 했다
그것은 향을 꽂는 모습과 비슷하다
전보다 거울이 어두워졌다
눈 밑의 점이 진해 보인다
당신이 말하길
귀신들은 향냄새를 좋아한다고 했다
쌀그릇에 소리없이 재가 떨어진다
데운 술을 한모금 마신다
바람이 없어서
연기가 곧다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 / 신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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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시의 제목 때문에 시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