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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와도 늦게 피는 봄꽃 / 박형준

kiku929 2018. 5. 21. 11:51




봄이 와도 늦게 피는 봄꽃




박형준




달과 장례차.


멀리서 보면, 터널 끝은 달 같아

장례차는 달리고 달려도

달을 향해 달리는 것 같다.

꽃을 장식한 장례차가

환한 달 속으로 달려가도

늦게 조문을 온 이가

깨끗이 치워진 장례식장 귀퉁이

상 위에 마시다 만 술 한 잔을 남기고

앉아 있을 것 같다.



-『불탄 집』(천년의 시작,2013)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