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287

막내 생일날..(2010.7.12)

아들에게 문정희 아들아너와 나 사이에는신이 한분 살고 계시나보다 왜 나는 너를 부를 때마다이토록 간절해지는 것이며네 뒷모습에 대고언제나 기도를 하는 것일까? 네가 어렸을 땐우리 사이에 다만아주 조그맣고 어리신 신이 계셔서 사랑 한 알에도우주가 녹아들곤 했는데 이제 쳐다보기만 해도훌쩍 큰 키의 젊은 사랑아 너와 나 사이에는무슨 신이 한 분 살고 계셔서이렇게 긴 강물이 끝도 없이 흐를까? 올 해 열 여섯이 되는 막내의 생일날...둘째딸과 함께 장식한 치즈케잌이다. ^^ 2010.7.11. 부천 스팀풋에서... 생일은 7월 12일이지만 일요일 점..

글서랍 2026.02.23

청춘의 독서 (특별증보판) / 유시민

2009년 10월에 쓴 서문의 한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을 주면서 사랑하는 딸에게 말하고 싶다. 세상은 죽을 때까지도 전체를 다 볼 수 없을 만큼 크고 넓으며, 삶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축복이라는 것을, 인간은 이 세상을 위해 태어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이세상에 살러 온 존재이며, 인생에는 가치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여러 길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어느 길에서라도 스스로 인간다움을 잘 가꾸기만 하면 기쁨과 보람과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인간은 이 세상에 살러 온 존재, 나는 왜 이 구절이 마음에 들어왔던 것일까.하이데거거 말한 인간을 '우연히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라고 하면 뭔가 운명적이고 허무해지기도 하지만유시민의 저 말은'나는 이 세상에 살러 온 사람, 그러니까 이왕 살러..

冊 2025.06.25

첼로 / 채길우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고산지대 아낙은말도 통하지 않는 여행객들에게자신이 키운 돼지를 팔려고 했다. 피부병 걸린 껍질이 들고 일어나문드러지고 변색된 돼지는허약하고 작았지만 아낙은 튼실하고 문제없음을 증명하기 위해앞발을 한데 붙들어 품에 들어 올린 후양 무릎으로 돼지 허리를 죄어 괬다 아낙이 돼지의 희멀건 배를한 손으로 쓰다듬어주고 돼지는 날 선 비명이 드리운그림자만큼 긴 울음을 터뜨려 거품 문 입으로부터 공명하는침이 질질 흘러내리는 동안 햇살을 등지고 서서현이 끊어진 채 풀풀 날리는빛과 털과 텁텁한 공기 이상하리만치 또렷하고 홀가분한이국적 선율의 여러가지 절망들이눈부시도록 투명해 먼 나라의 허기와 영원까지도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처럼낮고 오래 지속되는 듯했다. [측광], 창비, 2023. 이 ..

!시 2024.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