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의 창가에서
후두둑 지는 목련꽃을 치우던 아저씨, 어제는
가을 나무가 떨구어 놓은 잎새들
쓸어 모아 허공으로 부치더니
오늘은 하얀 눈을 연신 쓸고 있네
꽃을 노래 하던 사람
꽃을 따라 떠나고
나무 그늘 아래 고물고물 쌓이던
구애의 속살거림은 낙엽따라 사라졌네
아직 떠나지 못한 작은 새 한 마리에게
모두가 어디로 가느냐고 물어보니
이제 겨울인 걸요, 라며 남은 새
마저 날아가고
눈 위에 찍힌 쬐그만 발자국만
새하얗게 선명하다
바라보는 내 동공 속으로 쏘옥 들어온다
블로그 창고를 뒤지다가 언제 끄적인 것인지도 가물가물한 시 한편을 찾았다.
내가 쓰고도 모르다니...
잊는다는 것이 슬프다.
내가 잊어버린 또다른 시간들은 지금 어디에서 머물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