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데 남편이 오지 않으니 아이들은 모두 외출하였다.
난 아이들에게 예전부터 아빠가 오는 날엔 항상 함께 식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왔기 때문에
아이들도 아빠가 오는 날엔 으례 약속을 잡지 않거나 외출하더라도 저녁 시간까지는 일찍 들어온다.
그런데 오늘은 나 혼자다.
뭔지 모르게 마음이 휑하여 음악을 듣다가 식탁위에 뒹굴고 있던 바나나를 안주삼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오늘 같은 날엔 거한 안주보다는 이런 조촐한 안주가 딱이다.
술은 여럿이 마실 때도 좋지만 혼자 쓸쓸할 때 마시는 술 또한 맛있다.
그 술은 그냥 술이 아니라 나의 말벗이니까...
그리고 이렇게 나의 블로그에 들어와 깨작깨작 생각나는대로 자판을 두드리는 일은 나에겐 카타르시스의
하나인지도 모른다.
사람이 마음이 허한 것은 밖에서 채우려 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난 아직도 내 마음 밖에서 무언가를
구하려고 하는 기대가 남은 것일까?
하지만 밖에서 구하는 것은 모두 우산과 같은 것이다.
잠시 우산으로 비를 가려주는 것일 뿐 우산이 사라지면 이내 비를 맞게 되어 있듯이...
오늘은 기온이 많이 올라 초여름 날씨 같았다.
이제 봄날도 갔다.
산에는 이제 흰 꽃들이 피어있을 것이다. 언제나 봄의 마무리는 하얀색으로 끝나니까...
그리고 그 흰 꽃들이 지고나면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겠지.
바다가 그립다.
하얀 모래위에 돗자리를 깔고 그 위에 앉아 파도소리를 마냥 듣고 싶다.
해질녘을 지나 어두운 밤이 올 때까지...
누가 알까.
내 마음 이렇듯 수시로 먼 곳을 떠돌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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