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천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왔다.
아침부터 비는 내리고, 오월의 초록은 물기와 더불어 더욱 싱그럽고...
그래서 버스를 타기 전부터 내 마음은 여행하는 기분으로 잔뜩 부풀었다.
그런데 출발 후 한 십여분이 지났을까?
갑자기 기사 아저씨가 노래를 틀더니 볼륨을 크게 높이는 거였다.
처음엔 뭔가 기계조작이 잘못 되어서 그렇겠지, 했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아마 기사 아저씨가 졸음이 와서 그런가보다, 라고, 빗 속인데 사고가 나는 것보다야 낫지 않겠냐고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실망의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트로트 메들리였는데 노래 가사를 듣고 있으니 혼자서 웃음이 난다.
"내 마음이 불타요... 그대를 사랑해요... 앵두같은 입술로 유혹하지 말아요... 누가 날 말려주세요..."
버스안의 승객은 대여섯명...
잠 든 사람은 없고 모두 멀뚱멀뚱 창밖만 바라본다.
친구에게 내 기분을 문자로 써서 보내니 답장이 왔다.
"줄여달라고 소리 쳐.. 속이 시원해져 ㅋ"
그래, 지금 이 버스안에는 너같은 영웅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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