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당신 / 복효근

kiku929 2015. 1. 14. 20:54

 

 

 

    

 

 

 

 

 

당신

 

 

복효근

 

 

 

가시지 며칠 전

풀어 헤쳐진 환자복 사이로 어머니 빈 젖 보았습니다

 

그 빈 젖 가만히 만져보았습니다

지그시 내려다보시던 그 눈빛

당신을 보았습니다

 

그처럼 처연하고

그처럼 아름다웁게

고개 숙인 꽃봉오리를 본 적이 없습니다

 

야훼와

부처가 그 안에 있었으니

 

이 생에서도

다음 생에도 내가 다시 매달려 젖 물고 싶은 당신

 

내게 신은

당신 하나로 넘쳐납니다

 

 

*복효근 시집 <따뜻한 외면>,실천문학사(2013)

 

 

 

 

 

 

 

지금 내가 우는 것은

시 때문이라고,

시가 나를 울게 할 뿐이라고...

 

내 나이 몇인데

아직도

엄마 찾아서 울겠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