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복효근
가시지 며칠 전
풀어 헤쳐진 환자복 사이로 어머니 빈 젖 보았습니다
그 빈 젖 가만히 만져보았습니다
지그시 내려다보시던 그 눈빛
당신을 보았습니다
그처럼 처연하고
그처럼 아름다웁게
고개 숙인 꽃봉오리를 본 적이 없습니다
야훼와
부처가 그 안에 있었으니
이 생에서도
다음 생에도 내가 다시 매달려 젖 물고 싶은 당신
내게 신은
당신 하나로 넘쳐납니다
*복효근 시집 <따뜻한 외면>,실천문학사(2013)
지금 내가 우는 것은
시 때문이라고,
시가 나를 울게 할 뿐이라고...
내 나이 몇인데
아직도
엄마 찾아서 울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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