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감독 '가와세 나오미'

kiku929 2016. 3. 26. 10:12





어젯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소년 소녀 그리고 바다'를 보았다.

생각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단번에 그 감독의 팬이 되어 버렸다.

영상을 아름답게 담기도 했지만 생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있는 감독이라고 느껴졌다.

자연이 생명의 모태이며 인간의 생과 사가 자연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 하나라는 것은 사실 새로울 것이 없는 이야기다

그러나 모든 작품이 그렇듯 기존의 것을 갖고 어떻게 재창작을 새로이 하는가하는 문제인 것 같다.

요즘 영화에 관심이 많아진 것은 보여주기식 전달 체계라는 점 때문이다.

스토리가 중심이 되어 말로서 보여주려는 영화도 많이 있긴 하지만 영화가 영상예술이라는 것은 어찌됐든

말보다는 화면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드라마가 소설이라면 영화는 시같아야 한다고...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작품을 찾아서 볼 생각이다. 지리하던 촉수에 뭔가 탁 걸려들었을 때 번쩍 하는 기분 좋은 느낌이다.


지금은 영상 5도의 날씨, 꽃이 피다 멈추다 피다 멈추다 그렇게 봄이 오고 있다.

꽃에도 처음 길을 여는 꽃은 저처럼 고난의 시간을 살 수밖에 없나보다.

이제 뒤이어 따라오는 꽃들은 승승장구하듯이 피어날 것이다. 숨쉴 틈도 없이...

풍경따라 마음도 동한다. 꽃이 정신없이 피는 계절은 가만히 있어도 마음이 빠르게 요동친다.

봄밤의 그 정적 속에서도 환청처럼 꽃이 피는 소리가 들릴 정도니...

그러나 꽃 피는 소리는 요란할수록 쓸쓸함도 깊어진다.


오늘은 모처럼 서울 나들이...

둘째 딸을 홍대입구에서 만난다.

-지금 이 순간 등 뒤에서 툭 하고 떨어지는 둔탁한 소리가 난다.

돌아보니 동백꽃이 떨어지는 소리다. 탁구공만 하니 그런 소리가 날 만도 하다.^^

그리고 둘째 남자친구, 아직은, 그러나 머지않아 사위가 될 사람도 함께 만난다.

이럴때마다 나는 뭔가 떠밀려간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어떤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어떤 자리로 떠밀리어 새삼스러운 장소에 앉아 있는 기분이랄까.

그래서 내가 아니라 배역을 맡은 배우가 된 것만 같다.


내일은 대천에 결혼식이 있어서 내려간다.

좀 바쁜 주말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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