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달맞이 꽃
사랑의 지옥
- 序詩
유하
정신없이 호박꽃 속으로 들어간 꿀벌 한 마리
나는 짓궂게 호박꽃을 오므려 입구를 닫아 버린다
꿀의 주막이 금세 환멸의 지옥으로 뒤바뀌었는가
노란 꽃잎의 진동이 그 잉잉거림이
내 손끝을 타고 올라와 가슴을 친다
그대여, 내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나가지도 더는 들어가지도 못하는 사랑
이 지독한 마음의 잉잉거림,
난 지금 그대 황홀의 캄캄한 감옥에 갇혀 운다
유하시인은 시를 '항홀의 캄캄한 감옥'에 비유하고 있다.
시인들 대부분, 시를 쓰는 일은 고통스럽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고통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그 고통에 쾌락적 요소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시쓰기의 중독성은 그 쉽지 않다는,
그러면서도 자기 만족이 어느 것보다 크다는 데에 있는 듯 싶다.
고통이 크면 클수록 쾌락도 커지는 그 이율배반을 어찌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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