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은 듯이
이상국
씻은 듯이,
이 얼마나 간절한 말인가
누이가 개울물에 무 밑동을 씻듯
봄날 천방둑에 옥양목을 빨아 널듯
혹은 밤새 열에 들뜨던 아이가
날이 밝자
언제 그랬냐는 듯
부르튼 입술로 어머니를 부르듯
아, 씻은듯이
얼마나 가고 싶은 곳인가
-《발견》 2017 여름호
'씻은 듯이'라는 말,
정말
'얼마나 가고 싶은 곳인가'
그러나 나는 그곳이 동경의 장소로서가 아니라
정말로 나는 갈 것이다.
씻은 듯이,
이곳에서 저곳으로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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