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y이거나 Y / 유지소

kiku929 2017. 9. 25. 13:29





y이거나 Y




유지소




나무란 나무는 모두

y이거나 Y; 일평생 새총을 만든다

떡잎부터 고목까지 나무는

나무로부터 새를 날려 버리기 위해

y이거나 Y; 새총 전문 제조가가 되었다

새는 나무의 도풀갱어; 이것은 나만 아는 사실

새는 나무의 육체로부터 유체 이탈한 나무의 영혼

; 이것은 나무만 알고 새는 모르는 사실

나무는 영혼이 육체로 돌아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

유배지처럼 머무는 것을 원치 않는다

고정식 탁자 같은 나무에게

새는 일종의 접이식 의자 같은 것이다

나무 이전에 새가 있었다, 는 말을

나는 한번도 듣지 못했다

단언컨데, 새는 나무 이후에 있었다

새; 나무에게 새는 뿌리를 탈출한 나무이다

나무; 새에게 나무는 뿌리를 박은 새이다

y이거나 Y; 공중에 떠 있는

새의 은자부호

y이거나 Y; 공중에 떠다니는 나무의 부호

새는 뿌리를 내리기 위해 나무에 둥지를 틀고

나무는 더 멀리 날아가기 위해 새를 날린다

새는 나무로 돌아오는 힘으로 일생을 살고

나무는 새를 날려 버리는 힘으로 일생을 산다

새가 영원히 나무로 돌아오지 않을 때

나무는 비로소 완전한 나무가 된다




        *

   

 시에 隔으로 작용하는 것


 시인은 시 속에서 자신의 사유를 지나치게 설명하거나 해설하며 개입해서는 안 된다. 훈계는 더더욱 금기다.

 그것은 자칫 배설이 되기 싶다.

 마이크를 대고 변사 역할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또한 시에 있어서 소재주의 역시 경계해야 한다.

 소재주의란 대상이 갖고 있는 속성에 의지해서 시를 쓰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상사화'라는 꽃을 시로 표현할 때 그 상사화가 갖는 속성, 즉 잎과 꽃이 만나는 일이 없는 꽃이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시를 쓴다면 그것은 별로 건질 게 없는 시가 된다.


 시는 시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 밖에 있는 것이다.

 다 읽고나서부터 다시 읽혀지는 시,

  독자로 하여금 창조적 誤讀을 가능케 하는 그러한 시가 좋은 시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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