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엘리스 워커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버림받은 자가 되어라
네 삶의 모순을
숄처럼 몸에 두르고
날아오는 돌을 피해라
네 몸을 따뜻하게 하여라
사람들이 광기에
환호하며 굴복하는 것을 보아라
그들이 너를 의심스레 바라보게 내버려두어라
그리고 너도 의심스런 눈길로 답하여라
버림받은 자가 되어라
홀로 걷는 길을 즐겨라
(볼품없는)
혹은 혼잡한 강바닥에
다른 성급한 바보들과 함께 서라
강둑에 모여
즐거운 파티를 열어라
그들이 내뱉은 고통스런 말들로
수천 명이 죽어간 그곳에서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버림받은 자가 되어라
사자死者들 가운데서
살 자격이 있는
'엘리스 워커'에 대해 알아보다가 이 시를 발견하게 되었다.
“외로운 자유를 피해 구속하는 사랑으로 들어가면, 더 큰 외로움이 기다리고 있다"고 한
그녀의 말과 같은 선상의 시라고 여겨진다.
그녀의 말, 그녀의 시... 지금 난 한편 공감한다.
그리고 머지않아 나는 나에게 이 시를 읊조려주며 살아가게 될 것을 예감한다.
하지만 사랑이 더 큰 외로움을 준다 해도 난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고 말하고 싶다.
사랑이란 원한다고 가질 수 없는,
새 한마리 우연찮게 나의 창가에 찾아와 새 아침을 열어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기에 사랑의 느낌은 더없이 소중한 순간이다.
우리에게 누군가의 연인이었을 때만큼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던가.
사람이 혼자이고 그래서 외로운 존재일 수밖에 없듯이
사랑이 외로움을 주고 고통을 준다 해도
사람은 사랑을 구할 수밖에 없는 존재인 것이다.
그리고 홀로의 길을 선택하여 자신에게로 귀환하게 되는 것...
그것이 삶의 순리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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