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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시는...

kiku929 2010. 4. 7. 10:08

 

 

'쓰고 싶다'는 기분은 시인의 정열이다. 그리고 '쓰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기분은

넓은 의미로 말하자면 시인의 도덕 moral이다. 전자는 시인의 우주적 comic인 생명이

나타난 것이고, 후자는 사회적social 인간으로서의 시인을 나타낸 것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한 편의 시는, 작가 의식이 있는가 없는가에 관계없이, '쓰고 싶다'에서

출발해서, '쓰지 않으면 안 된다'를 통해 이끌어지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에세이 '시인과 우주' 中  (이십억 광년의 고독) / 타니카와 슌타로

 

 

 

작가 소개를 보면 일본을 대표하는 시인, 일본 시인들 사이에서 시집으로 밥을 먹고 살 수 있는 유일한

한 사람으로 알려졌다고 쓰여 있다.

일생을 바쳐 시와 글을 써온 사람들의 안을 들여다보면 그들에겐 시에 대한 확고한 개념이 있다.

그래서 그러한 시인들의 '시란 무엇인가'에 관한 글들을 보면 체득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산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타니카와 슌타로라는 시인을 일본을 대표하는 시인이라 명명할 수 있는 것은

이 시인이 말하고 있는 후자적 의미 즉, 사회적인 의식이 아닐까 한다.

그는 자신과 우주와의 교류를 통해 하나의 시를 낳는 행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사회의 일익으로써의 도덕적 의식으로 시를 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쓰고 싶다에서 출발하여 쓰지 않으며 안 된다는 의식으로 낳게 되는 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예술의 활동을 하는 이들에게 한번쯤 생각해봐야 하는 구절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