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운송 수단 가운데 생각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은 아마 기차일 것이다.
배나 비행기에서 보는 풍경은 단조로워질 수도 있지만, 열차에서 보는 풍경은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
열차 밖 풍경은 안달이 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그러면서도 사물을 정확하게 분간할 수 있을 정도로 느리게 움직인다.
기차를 타고 가다 우리는 순간적이지만 남의 사적인 영역을 보고 영감을 얻기도 한다.
*<동물원 가기> 중에서 / 알랭 드 보통
이제 6월...
6월에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기차를 타고 가는 여행이다.
아무때나 아무 시간에나 문득 마음이 동할 때, 기차역에 나가 출발하기 좋은 시간의 두시간 남짓 걸리는 역 하나를 골라서
표를 끊고 플랫폼에 나가 기차를 기다리는 일...
계획하지 않은 장소에 우연처럼 내려 사방을 둘러보다가 돌아가는 기차를 기다리며 근처의 분식집에서 대충 요기를 떼우고서
무료하다는 듯 빈둥빈둥 배회하는 일...
나는 인생에서의 불시착을 늘 꿈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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