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三昧境
임보
달리는 버스 안이
절집처럼 조용합니다
초등학교 애송이는
게임에 빠져 있고
미니스커트 숙녀는 누구와
열심히 문자를 주고받습니다
40대 아줌마는 연속극에
몰두해 있고
50대 아저씨도 SNS를 하는지
손가락이 분주합니다
바랑을 멘 젊은 스님도
무슨 구도의 길을 검색하는지 무념무상,
나도 스마트한 놈 하나 구해
부려볼까 하다가도
그놈에게 코 꿰이면 어떡하나 싶어
그만 두기로 합니다
*시안 / 2012년 가을호
스마트폰은 기존의 핸드폰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기기이다.
핸드폰이 그야말로 통신의 수단에 충실한데 반해
스마트폰은 휴대하기 편한 작은 컴퓨터나 마찬가지여서
생활 전체를 좌지우지 한다.
가끔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 모두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뭔가를 부지런히 한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모두 다른 유리방에 갇혀 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날로 고립되어 간다.
이런 걸 진정 문명의 발전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발전이라면 과연 무엇의 발전일까...
아직도 나는 스마트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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