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려나무 숲

kiku929 2010. 1. 11. 14:14

 

12

 ost - 회상

 

 

 

 

 

오래된 엽서

안상학



오래된 어제 나는 섬으로 걸어 들어간 적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엽서를 썼다. 걸어 들어갈 수 없는
그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며 뭍으로 걸어나간 우체부를 생각했다.

바다가 보이는 종려나무 그늘에 앉아
술에 취해 걸어오는 청춘의 파도를 수없이 만나고
헤어졌다.그러나 단 한 번 헤어진 그 사람처럼 아프지 않았다.

섬 둘레로 저녁노을이 불을 놓으면
담배를 피우며 돌아오는 통통배의 만선깃발, 문득
돌아오지 않는 그 사람이 걸어간 곳의 날씨를 걱정했다.

아주 오래된 그 때 나는 섬 한 바퀴 걸었다. 바다로
걸어가는 것과 걸어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다 잠든 아침
또 한 척의 배가 떠나는 길을 따라 그곳을 걸어나왔다.

아주 오래된 오늘
오래된 책 속에서
그 때 뭍으로 걸어갔던 그 엽서를 다시 만났다.
울고 있다. 오래된 어제 그 섬에서 눈물도 함께 보냈던가

기억 저 편 묻혀 있던 섬이 떠오른다. 아직 혼자다.
나를 불러,혼자 있어도 외로워하지 않는 법을 가르치던 그 섬
다시 나를 부르고 있다. 아직도 어깨를 겯고 싶어하는 사랑도 함께.

 

 

 

 

내가 본 영화중 "종려나무 숲"이란 영화가 있다.

이 시는 꼭 그 영화같다.

 

할머니와 어머니의 청춘을 기억하는 섬,

그 안에 배반의 사랑과 기다림을

종려나무를 심고 가꾸며 견뎌내게 했던 섬,

그 고독한 섬안에서 두 여자는 하늘 아래 의지하는

단 한사람의 타인이면서도 소통하는 전부였던 섬...

 

이 영화를 보며 많이 울었다.

다시 보고 싶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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