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복사꽃 / 송찬호

kiku929 2013. 4. 22. 10:14

 

 

 

     

                                                                                                황금물고기님 블로그에서...

 

 

 

 

복사꽃

 

 

송 찬호

 

 

 

옛말에 꽃싸움에서는 이길 자 없다 했으니

그런 눈부신 꽃을 만나면 멀리 피해 가라 했다

언덕 너머 복숭아밭께를 지날 때였다

 

갑자기 울긋불긋 복면을 한

나무들이 나타나

앞을 가로막았다

 

바람이 한 번 불자

나뭇가지에서 후드득 후드득,

꽃의 무사들이 뛰어내려 나를 에워쌌다

 

나는 저 앞 곡우(穀雨)의 강을 바삐 건너야 한다고

사정했으나 그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럴 땐 술과 고기와 노래를 바쳐야 하는데

나는 가까스로 시 한 편 내어놓고 물러날 수 있었다


 

 

 

 

 

 

 

재밌다.

꽃의 무사라니...^^

 

여기저기 만개한 꽃들, 꽃들...

나도 조만간 잠복하고 있는 꽃의 무사들과 마추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저 봄 언덕을 넘어가야겠다.

 

무사히 넘기 위해 난 무얼 바치면 될까?

아니, 무엇을 바칠 수 있을까?

 

줄 게 없는 나는

어쩌면 발에 걸려 고꾸라질런지도 모르니

두 발에 단단히 힘을 주고 무사들과 대적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치열한 전투가 될런지도...

 

백전백패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