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도서관에 나간 지 한 달...

kiku929 2013. 5. 1. 09:25

 

 

 

 

 

 

도서관에 다닌 지 한 달이 되었다.

하루 네 시간 근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힘에 부치나보다.

입 주위로 여드름 같은 것이 계속 나면서 보름이 되어도 낫지를 않아 피부과에 가니 구순염이란다.

힘들고 피곤하면 생기는 병이라고...

지금은 많이 가라앉았지만 검은 흉터가 남아 마치 입주위로 띠를 두른 강아지처럼 보기에 흉하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책을 읽을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집에 오면 피곤해서 어떤 땐 몇 시간씩 누워있게 된다.

개그맨 이윤석에게 하는 말처럼 정말 '저질 체력'인 듯...ㅜㅜ

 

하지만 그래도 좋은 것은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을 자주 대한다.

도서관이라는 아날로그적 성격 때문인지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그런 성향을 가진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 안에서 일하는 다섯 명 중에 스마트폰이 아닌 사람이 아직도 두 분이 계신다.

사실 나역시 스마트폰으로 바꾼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물론 그런 걸로 가늠한다는 게 무리는 있겠지만 스마트폰에 대한 어떤 거부감을 갖는다는 건

내가 그랬듯이 스마트폰이 아닌 세상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일 테니까.

 

오늘 아침엔 시 강의가 있었는데 강사님께 드리는 녹차를 담은 찻잔옆으로 연둣빛 잎사귀 몇 장과 꽃잎을 흩뿌려

둔 것이 보였다. 아침 근무하시는 장선생님이 세팅해 놓으신 거란다.

강사님은 너무 예쁘다며 사진에 담는다.

그 작은 마음으로 인해 온 종일 내 마음도 예뻐진 것만 같았다.

그러면서 배운다. 사람을 기쁘게 하는 일이 저렇듯 세심한 마음에 있다는 것을...

 

어제는 내가 만든 옷을 입고 갔더니 모두들 예쁘다고 칭찬해줘서 기분이 우쭐해졌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다만 내가 가진 생각이나 생활방식이 인정받고 가치로 여겨지는 곳,

사람에게 좋은 환경이라면 바로 그런 장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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