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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기의 치유 과정

kiku929 2013. 5. 3. 21:34

 

 

 

                             공양간과 해우소는 같은 방향이란다..^^

 

 

 

융은 시(글쓰기)를 쓰면서 원형인 집단 무의식의 상이 떠오르고, 시를 쓰는 당사자는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에 다가간다고 보았다.

융은 시치료에서 참여자의 문학적인 글쓰기가 무의식에 속한 문제들을 의식화하여 그것을 객관화하여 바라보고 자신에게 갖는

의미를 발겸함으로써 치유를 향하여 나아가도록 하는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시적 자아는 독서나 글쓰기를 통해서 일상화된 언어를 넘어서 자신의 무의식 속의 내적 상처와 정서가 드러나고, 이러한 깊은 체험을

치유의 과정이라고 보았다.

 

 

<분석 심리학에 기초한 시치료의 이론과 실제>중에서 / 서경숙

 

 

 

 

 

사람들이 시에 대해 흔히 오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시는 감성적인 언어로 쓰여진 아름다운 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를 쓸 때 가장 경계하는 것은 형용사와 부사를 되도록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감정을 바로, 직접적 언어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뜻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슬프다,고 쓰지 않고 다만 어머니의 빈 자리만을 보여주는 것이 시이다.

그러기 위해선 화자는 자신의 감정을 안에서 오래 삭히고 삭혀 체에 걸러내지 않으면 안 된다.

감정의 폭이 줄어들고 잠잠해졌을 때, 밖으로 드러내어도 담담할 수 있을 때,

그때가 바로 시쓰기의 타이밍이다.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일에 인색하다.

그것이 아픈 기억이나 상처일 때는 더더욱 그러하여서 자기도 모르게 외면이나 회피같은 방어기제를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시를 쓰는 사람은 자신의 상처를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시를 건져낼 수가 없다.

상처를 표면에 드러내게 되는 것은 이미 절반의 치유이다. 면의 힘이 있을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융이 말한 무의식의 의식화라는 과정이다.

시치료가 가능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