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줄거리>
오랜 전쟁으로 인해 혼란이 극에 달한 조선.
무서운 속도로 한양으로 북상하는 왜군에 의해 국가존망의 위기에 처하자
누명을 쓰고 파면 당했던 이순신 장군(최민식)이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된다.
하지만 그에게 남은 건 전의를 상실한 병사와 두려움에 가득 찬 백성,
그리고 12척의 배 뿐.
마지막 희망이었던 거북선마저 불타고
잔혹한 성격과 뛰어난 지략을 지닌 용병 구루지마(류승룡)가 왜군 수장으로 나서자
조선은 더욱 술렁인다.
330척에 달하는 왜군의 배가 속속 집결하고
압도적인 수의 열세에 모두가 패배를 직감하는 순간,
이순신 장군은 단 12척의 배를 이끌고 명량 바다를 향해 나서는데…!
12척의 조선 對 330척의 왜군
역사를 바꾼 위대한 전쟁이 시작된다!
- Daum 영화에서-
막내와 함께 개봉 첫 날인 30일 저녁, <명량>을 보고 왔다.
개봉하기 전부터 손꼽아 기다리던 영화였는데 일단 최민식이 주연이라는 것과,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이라고 일컬어지는
성웅 이순신의 명량대첩을 소재로 한 이야기라는 데에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이다.
사실 이순신 장군이라고 하면 나에게는 포장되어진 영웅이라는 느낌이 있어서 가슴에 와 닿는 위인은 아니었다.
아마도 박정희 정권때 현충사의 성역화 추진과 더불어 이순신을 충의 대명사로 부각시켜
국민들에게 충을 의식화 시키고자 했을 거라는 생각때문인지도 모른다.
조선이 개국 공신이었던 정도전을 변절자로 사장시키면서 오히려 끝까지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킨 정몽주를 길이 기리던 그 의도처럼 말이다.
그래서 반감처럼 오히려 이순신이란 인물에 대해 무관심한 척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이순신 장군을 존경하는 마음조차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것은 그의 장군으로서의 결단력, 리더십, 또는 그가 세운 혁혁한 전공 보다는 그가 남긴 <난중일기>때문이다.
전장에서도 일기를 써 나갔다는 것, 그리고 작가 김훈이 젊은 시절 난중일기를 보며 그의 문체를 닮고 싶었다고 밝혔을 만치
일기를 객관적으로 썼다는 것이 그가 얼마나 자신에게 엄격하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은 사람이었는지가 짐작되기 때문이다.
"봄은 왔다"와 "봄이 왔다"의 그 느낌의 차이를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그런데 오늘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지금은 전설속으로 사라져버린, 그러나 이 시대 모든 사람이 절실하게 찾고 있는 인간적인 영웅이 화면 속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마 사람들이 <명량>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갖는 그 이면에는 오늘날 리더에 대한 목마름 때문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최종 병기 활>을 감독했던 김한민 감독은 긴장감을 연출하는 능력이 탁월하신 분 같다.
영화의 절반을 차지하는 전투 장면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었을 텐데도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게 해줬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이었던 <월드 워 Z>를 볼 때 처음엔 어마어마한 스펙터클에 놀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무감각해지면서 지루해졌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빠른 속도와 비장함을 자아내는 음악도 한 몫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배우들의 열연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그동안 최민식은 주로 악한 캐릭터를 많이 해왔는데 그런 악역을 연기하는데 썼던 에너지를 이순신의 카리스마를 표현하기 위한
선한 에너지로 쓰여졌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기쁘다.
<덧글>
영화가 어땠냐는 딸의 물음에 대한 나의 답....
'최민식 멋짐', '음악 비장함', '긴강감있는 전투신 연출'
한산도 야음
이순신
한 바다에 가을빛 저물었는데
찬 바람에 놀란 기러기 높이 떴구나
가슴에 근심 가득 잠 못 드는 밤
새벽 달 창에 들어 칼을 비추네
<칼의 노래>중에서 / 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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