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기다림 / 이성복

kiku929 2010. 1. 12. 21:30

 

                             

    

 

 

       기다림

 

 

                           이성복

 

 

날 버리시면 어쩌나 생각진않지만
이제나저제나 당신 오는 곳만 바라봅니다
나는 팔도 다리도 없어 당신에게 가지 못하고
당신에게 드릴 말씀 전해 줄 친구도 없으니
오다가다 당신은 나를 잊으셨겠지요
당신을 보고 싶어도 나는 갈 수 없지만
당신이 원하시면 언제라도 오셔요
당신이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다 가셔요
나는 팔도 다리도 없으니 당신을 잡을 수 없고
잡을 힘도 마음도 내겐 없답니다
날 버리시면 어쩌나 생각진 않지만
이제나저제나 당신 오는 곳만 바라보니
첩첩 가로누운 산들이 눈사태처럼 쏟아집니다

 

 

 

 

기다리는 일이 사랑의 전부인 사람...

 

팔도 다리도 없으니 잡을 수도, 잡을 힘도 없지만

그래도 참 고맙다.

 

살아있어 

그리워할 수는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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