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봄비 / 함민복

kiku929 2016. 5. 3. 08:46




 

                                                                       종지나물, 우리 아파트에는 봄이면 여기저기서 많이 피어난다.





봄비

 


함민복

 

 


양철지붕이 소리 내어 읽는다

 

씨앗은 약속

씨앗 같은 약속 참 많았구나

 

그리운 사람

내리는 봄비

 

물끄러미 바라보던 개가

가죽 비틀어 빗방울을 턴다

 

마른 풀잎 이제 마음 놓고 썩게

풀씨들은 단단해졌다

 

봄비야

택시! 하고 너를 먼저 부른 씨앗 누구냐

 

꽃 피는 것 보면 알지

그리운 얼굴 먼저 떠오르지

 

 

  시집눈물을 자르는 눈거풀처럼(창비, 2013)






*


늦게야 결혼한,  시인은 지금도 신혼일까?

함민복 시인의 시가 봄비처럼 참 사랑스럽다.

오늘은 비...

강풍과 함께 내리는 비...

창밖의 풍경이 연둣빛 물결로 일렁이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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