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공원 外 1 / J .프레베르

kiku929 2016. 5. 1. 22:02





공원



J .프레베르




우주 속의 별

지구 속의

파리

파리의 몽수리 공원에서

겨울 햇빛 속 어느 아침

네가 내게 입맞춘

내가 네게 입맞춘

그 영원의 한순간을

다 말하려면

모자라리라

수백만 년 또 수백만 년도.





꽃다발




거기서 무얼 하시나요, 작은 아씨여

갓 꺾은 꽃을 들고

거기서 무얼 하시나요, 처녀여

시든 꽃을 들고

거기서 무얼 하시나요, 고운 여인이여

떨어지는 꽃을 들고

거기서 무얼 하시나요, 늙은 여인이여

죽어가는 꽃을 들고


승리자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 시집『꽃집에서』중에서






*

이런 시들을 읽으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시를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 좋은 시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시의 본질에 대해...

분명해지는 것은 내가 시에 너무 많은 의미와 너무 많은 감정을 갖고 대한다는 것이다.

시의 위대함은 최소한의 언어로 깊은 울림을 줄 수 있기 때문일 텐데도

그것을 자주 망각한다.

잘 쓰고 싶은 마음은 이미 욕심이다.

소설이나 산문에서는 그런 마음으로도 써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시는 그런 마음을 내려놓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다.

      오히려 별 게 아니듯 써야 한다.

시는 끈기와 의욕으로 써지는 것은 정말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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