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마음

kiku929 2018. 6. 6. 15:22



*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마음이 사는 곳이 몸에 있다면 그곳이 어디일까.

마음의 집은 명치 끝이다.

요즘 명치 끝이 자주 뜨겁게 쓰리고 아프다.

병원에서는 위염이라고 말하겠지만...





*

더위가 오기 전에 몸이 적응하려는 것인지

갑자기 입맛이 떨어진다. 뭘 먹어도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

이제는 계절의 변화를 몸이 먼저 안다.

마음을 받아서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몸을 받아서 시를 쓰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

가끔 똑같은 아침인데 꿈을 꾸고 일어난 것 처럼 낯 선 아침일 때가 있다.

마치 머나먼 공간을 이동해온 사람이 침실의 거튼을 열어서 달라진 풍경을 내다보듯이.

그런 아침이 나는 좋다.

삶이라는 것은 꿈을 꾸는 연속인지도 모른다.

그 꿈이 잠 속의 꿈과 다른 것은 감각이 선명하다는 것...

그 순간순간의 감각을 기록해보려고 애쓰는 것, 예술은 그곳에 있는 것이 아닐까?




*

시에 독자가 점점 사라지는 것은 어쩌면 시라는 것은 쓰는 행위에 의미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시는 읽히기 위해서 애초 쓰여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편으로서 쓰여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가시적 세계에서는 채울 수 없는, 그래서 시라는 방편으로 삶을 건너가려는 사람, 그 사람이 시인이 아닐까.

마음이 몸을 통해 현현된 것이라면 정신은 시를 통해 발현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시에는 종교성이 생기게도 되는 것 같다.

혼자 자기 안에 세우는 종교.




*

하나 둘 셋 넷...

손가락을 쥘 때보다 펼 때가 힘이 덜 든다.

몸에 힘이 빠지면 마음에도 힘이 빠진다.

힘을 놓아버릴 때 그때 눈 앞의 풍경이 달라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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