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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분합 여는 마음 / 서안나

kiku929 2010. 2. 5. 08:50

 

                        

 

 

 

 

매화 분합 여는 마음 

 

 

서안나

 

 

 

당신이 북쪽이라면

나는 북쪽을 향해 처음 눈을 뜬 누룩뱀

북쪽으로 돌아앉아

참빗으로 머리 빗어 내리면

연서를 쓰던 손가락이 쏟아진다

가고, 오지 않는 것이 사랑이라

버들눈썹 그리고 빈 배처럼 흔들릴거라

 

방문 닫아걸고

더운 피 식히며

남은 꽃이나 피우는 늙은 투전꾼 같은

꽃나무 한 그루, 나는

백가지 꽃 중 으뜸인 매화 백분 곱게 발라

분합마냥 환해질거라

발목 없는 다리로 번져가는 꽃무늬들

 

당신의 그림자는 오른 쪽에 있었던가 왼쪽에 있었던가

당신의 노래는 콧노래였나 나에게 겹쳐졌던가

당신에게 흘러가는 나를,

상상해보는 거라

내 몸의 북쪽이 서늘해지네

당신을 잊을 수 있을 것도 같네

 

 

 계간『불교문예』2009. 겨울호

 

 

 

 

 

이리저리 떠돌던 마음도

때가되면 돌아오는 곳은 바로 나...

 

마음의 방랑을 거두고

차분히 분합을 여는 마음으로 봄을 맞이 하고 싶다.

 

내 안의 나무가 꽃 피는 걸 조용히 바라만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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