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분합 여는 마음
서안나
당신이 북쪽이라면
나는 북쪽을 향해 처음 눈을 뜬 누룩뱀
북쪽으로 돌아앉아
참빗으로 머리 빗어 내리면
연서를 쓰던 손가락이 쏟아진다
가고, 오지 않는 것이 사랑이라
버들눈썹 그리고 빈 배처럼 흔들릴거라
방문 닫아걸고
더운 피 식히며
남은 꽃이나 피우는 늙은 투전꾼 같은
꽃나무 한 그루, 나는
백가지 꽃 중 으뜸인 매화 백분 곱게 발라
분합마냥 환해질거라
발목 없는 다리로 번져가는 꽃무늬들
당신의 그림자는 오른 쪽에 있었던가 왼쪽에 있었던가
당신의 노래는 콧노래였나 나에게 겹쳐졌던가
당신에게 흘러가는 나를,
상상해보는 거라
내 몸의 북쪽이 서늘해지네
당신을 잊을 수 있을 것도 같네
계간『불교문예』2009. 겨울호
이리저리 떠돌던 마음도
때가되면 돌아오는 곳은 바로 나...
마음의 방랑을 거두고
차분히 분합을 여는 마음으로 봄을 맞이 하고 싶다.
내 안의 나무가 꽃 피는 걸 조용히 바라만보면서...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는 한송이 꽃과 같이 / 하이네 (0) | 2010.02.10 |
---|---|
거미 / 이면우 (0) | 2010.02.05 |
너를 위하여/ 김남조 (0) | 2010.02.01 |
상사(想思) / 김남조 (0) | 2010.01.30 |
그대 떠난 자리에 / 나태주 (0) | 2010.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