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Q씨에게...

kiku929 2010. 2. 16. 23:56

 

 

 

 

Q씨, 참으로 쓸쓸하고 막연한 부름이군요. 나는 당신이 누군지 도무지 알지 못합니다.

내 그림자인지도 모르겠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방의 벽인지도 모르겠고 저 머나먼 곳,

밤하늘에 있는 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Q씨에게'  중에서 / 박경리

 

 

 

 

'Q씨'...

타인이면서 나이기도 한,

혹은 나이면서 타인이기도 한 사람.

 

끝내 말하지 않으면 견디기 힘든 말들,

조근조근 빗방울 떨어지듯 혼잣말의 말들을 들어줄 사람,

숨통을 트여주는 문 같은 사람.

 

나에겐 그런 사람을 'H'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