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애인에게 / H.헤세

kiku929 2010. 7. 19. 22:08

 

 

 

 

 

애인에게

 

 

H.헤세

 

 

 

나의 나무에서 또 하나의 잎이 떨어진다.

나의 꽃에서 또 하나가 시든다.

희미한 빛 속에서 기이하게

삶의 얽힌 꿈이 나에게 인사한다.

 

주위에서 공허가 어두운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그러나 둥근 하늘 한가운데서 어둠을 뚫고

위안에 찬 별이 하나 웃고 있다

그 궤도가 차츰차츰 가까이 그를 끌어 당긴다.

 

나의 밤을 부드럽게 해 주는,

조금씩 나의 운명이 끌어당기는 착한 별이여,

내 마음이 무언의 노래로 너를 기다리고

환영하는 것을 알 수 있겠는가.

 

보라, 나의 눈은 아직도 고독에 차 있다.

나는 가까스로 서서히 너를 향하여 눈을 뜬다.

나는 다시 울고, 다시 웃어도 좋은가,

너와 운명을 맡겨도 좋은가.

 

 

 

 

 

사랑은 늘 이렇게 질문을 하며 찾아온다.

'나는 다시 울고, 다시 웃어도 좋은가,

너와 운명을 맡겨도 좋은가.'라고.

 

두려운 듯 겁내하며

자신에게 수없이 물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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