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에게
H.헤세
나의 나무에서 또 하나의 잎이 떨어진다.
나의 꽃에서 또 하나가 시든다.
희미한 빛 속에서 기이하게
삶의 얽힌 꿈이 나에게 인사한다.
주위에서 공허가 어두운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그러나 둥근 하늘 한가운데서 어둠을 뚫고
위안에 찬 별이 하나 웃고 있다
그 궤도가 차츰차츰 가까이 그를 끌어 당긴다.
나의 밤을 부드럽게 해 주는,
조금씩 나의 운명이 끌어당기는 착한 별이여,
내 마음이 무언의 노래로 너를 기다리고
환영하는 것을 알 수 있겠는가.
보라, 나의 눈은 아직도 고독에 차 있다.
나는 가까스로 서서히 너를 향하여 눈을 뜬다.
나는 다시 울고, 다시 웃어도 좋은가,
너와 운명을 맡겨도 좋은가.
사랑은 늘 이렇게 질문을 하며 찾아온다.
'나는 다시 울고, 다시 웃어도 좋은가,
너와 운명을 맡겨도 좋은가.'라고.
두려운 듯 겁내하며
자신에게 수없이 물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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