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우리가 / 박준 지금은 우리가 박준 그때 우리는 자정이 지나서야 좁은 마당을 별들에게 비켜주었다 새벽의 하늘에는 다음 계절의 별들이 지나간다 별 밝은 날 너에게 건네던 말보다 별이 지는 날 나에게 빌어야 하는 말들이 더 오래 빛난다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중에서 !시 2016.11.23
사랑의 언어 / 김현 1)사랑의 언어 김현 남자가 문을 열고 떠났다 가지 마 남자가 손을 뻗었으나 가슴이 열렸다 새가 날아갔다 남자는 따라갔다 새는 시계탑 위에 앉아 떨어지는 것을 보며 지저귀고 눈으로 그릴 수 있는 것은 눈으로 그리고 입으로 들을 수 있는 것은 입으로 들어라 가슴이 열린 남자는 쭈그.. !시 2016.11.12
아무 생각 없이 늦은 밤, 조성모의 '잃어버린 우산'을 듣는다.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고 싶을 때 생각나는 노래다. 그러니 지금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고 싶'은 것이다. 시계의 초침 소리만 들리는 밤, 깜박이는 커서, 그리고 그 커서를 따라 한 글자씩 새기듯이, 아니 흘리듯이 뜻도 없이 쓴다... 바람마음 2016.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