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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봐주니까 우리는 살아 있는 거라고

kiku929 2010. 12. 9. 08:54

 

 

 

 

봐줘라, 좀 봐줘, 라는 말은 어머니가 제일 많이 쓰시던 말씀이었습니다.

서로 봐주니까 우리는 살아 있는 거라고, 그런게 가족이고

친구고 사랑이라고 어머니는 늘 말씀하셨습니다.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중에서 / 공지영

 

 

 

 

*

봐주는 마음...

지금의 우리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다.

조금 허술해도 조금 서툴어도 눈 감고 봐주는 것,

우린 음식을 먹으러 가도 조금 늦거나 조금 불친절하면 봐주지 못한다.

뭔가 주인에게 따져야만 손해보지 않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기 역시 일터에서 일을 할 땐 완벽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완벽하게, 그러니까 너도 완벽하게...

이렇게 사회는 점점 한치의 오차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로 순환이 되어간다.

 

언젠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일본의 서비스가 최상인줄은 알지만 난 우리나라 정도가 좋은 것 같다고...

상대가 조금 부족해도 괜찮은 것은 내가 부족해도 괜찮은 것일 테니까.

프로정신을 말한다면 할 말이야 없겠지만 그래도 난 서로 봐주는 사회가 좋다.

 

"공공의 친절은 넘쳐나지만 개인의 친절은 점점 사라진다"는 말이 생각난다.

 

 

 **

우리 아이들도 난 서로 봐주면서 컸으면 하는 바람인데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손해보는 것을 못 참는다.

나는 아이들에게 '언니니까' '누나니까' '동생이니까' '남자니까' 이런 말을 하면서 참으라고 말한 적이 없다.

그것은 역할로 인해 아이에게 짐지우는 것만 같아 뭔가 불공평하다는 느낌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언니니까, 동생이니까 서로서로 봐주면서 사는 것이 참 좋은 거구나, 싶다.

그것이 가족이고 친구고 사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