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때....

kiku929 2011. 10. 15. 00:04

 

 

 

내가 주인장으로 있는 양도 받은 문학 카페가 하나 있다.

전 카페지기에게 사정이 생겨 나에게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후 어쩔 수 없이 맡게 된 것이다.

처음으로 온라인에 들어와 카페라는 곳에 가입하고 운영자로 활동했던 곳이라 내겐 친정과도 같은 의미있는 곳이다.

그래서 썩 내키지 않았지만 문을 닫게 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동안 활동하는 이가 없어도 꾸준히 홀로 불 밝혔던 곳...

중심이면서도 늘 이방인이었던 그 곳.

그 카페에 있으면 영화같은 데서 흔히 봄직한 장면이 떠오르곤 했다.

학생들이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는 선생님 수업에는 대답도 없이 자기일만 하면서

마치 선생님은 보이지도 않는다는 듯이 행동하는 그런 장면...

그러면서도 선생님을 유의깊게 주시하는 학생들...

우리 카페가 그런 분위기였다.

그래도 난 묵묵하게 내 할 일을 해왔다. 'my pace'를 되뇌이면서...

 

그곳도 이제는 내 손에서 슬슬 떠나 보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내년 3월이면 만 3년...

그정도면 할만큼 한, 서운치 않는 세월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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