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올로 코엘료 (이상해옮김, 문학동네,2008)

kiku929 2010. 1. 9.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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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자각은 우리를 더 치열하게 살도록 자극한다."

 

이 책의 주제를 한 줄로 표현한다면 바로 이렇게 쓸 수 있을 것이다.

베로니카라는 젊은 여자가 어느날 자살을 기도하고

정신병원에 수용된다.

거기서 의사는 말한다.

심장에 심한 손상을 받아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그녀가 얼마를 살 수 있느냐고 묻자

의사는 한 일주일 정도라고 대답한다.

 

베로니카에게 남은 일주일의 삶,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오는 것이지만

막연히 죽음을 기다리는 삶과 하루 하루를 새면서 죽음을 기다리는

삶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과연 일주일 동안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으며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 것인가...

작가는 우리에게도 이런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당신에게 일주일의 시간이 남았다면?"

 

여기서 그녀는 한때 유능한 변호사였던 마리아와, 첫사랑을 영원히 가슴에 품고 사는

제드카, 그리고 외교관의 아들인 에뒤아르를 만나게 된다.

마리아나 제드카는 베로니카에게 자신이 살아왔던 삶을 돌아보게 한다.

베로니카는 생각한다.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내 하루하루가 지겹도록 똑같았던 건 바로 내가 원했기 때문이라는 걸 좀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그리고 다시 산다면 자기 안의 수많은 베로니카를 만나고 타인이 인정하는 자기의 모습이 아닌

바로 자신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젠 죽음은 선택이 아니라 체념이며 운명인 것이다.

 

베로니카는 자신의 피아노 소리를 사랑하는 

정신 분열을 앓고 있는 에뒤아르와 사랑하게 된다.

그녀가 그를 사랑하게 된 이유의 전부는

자기가 사라져도 상심하지 않을 남자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에뒤아르는 겉으로만 장애를 가진 남자였다.

세상에 나가기를 두려워했기에 그곳에 남아있기 위해선 연기가 필요했다.

그녀는 말한다.

"마지막 순간에 네 얼굴을 보게 해줘 내 삶에 의미를 줘서 고맙다고 "

에뒤아르는그녀와 마지막 시간을 함께 하기 위해 그녀를 데리고 병원을 빠져나온다.

 

그 시간 병원의 원장은 생각한다.

베로니카는 언젠가 알게 될 거라고.

자신의 심장은 멀쩡히 건강하다는 걸...

 

원장은 그녀에게 일부러 심장에 부담을 주는 약을 투여함으로 해서 그녀로 하여금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믿게 했던 것이다.

왜?

그 해답은 이 글의 맨 첫 줄이 될 터....

 

 

기억남는 글 하나,

 

 "세상에는 어느쪽에서 보더라도 항상 똑같고 누구에게나 가치가 있는 절대적인 것들이 존재해. 사랑이 그중 하나야."

 

200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