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시와 소설을 만나다 / 소설가 임동헌의 이미지 여행

kiku929 2010. 1. 11. 14:07

길에서 시와 소설을 만나다   

 

 

 

 

요즘 읽고 있는 책...

느긋한 마음으로 산책하듯이 읽혀지는 책이다.

아이 학교앞에서 기다리며 읽고

잠들기 전에 잠깐 읽고...

어느덧 거의 읽었다.

 

임동헌이란 소설가는 처음 들어보지만

글맵씨가 역시 다르다 싶다.

 

 

"한 사람이 손을 내밀면 또 다른 사람이 그손을 잡는다.

한 사람이 어깨에 팔을 두르면 또 한 사람이 어깨에 팔을 두른다.

악수며 어깨동무며 하는것보다 인간적인 몸짓은 없다. 모든 것은

둘 이상이 되었을 때 조화롭다. 꿈도 균열도 모두 둘 이상일 때 생긴다.

혼자 조화로운 것은 없다. 또 있다. 혼자 만드는 꿈은 공허롭다.

둘 이상이 만드는 꿈은 비록 이루지 못할 꿈일지언정 밀고 당김 속의

물보라처럼 눈부시다."

 

 

"길은 길을 가는 자들의 몫이다.
길은 길을 가는 자가 있을때 길이다.
자신을 밟아 주는 사람이 없을때 길은 자유롭지 않고, 무료하다.
길은 사람이 그곳을 지날 때 사람의 말을 듣는다.
길은 나중에 땅이 되고 물이 되어
그 사람의 말과 삶을 자신 속에 묻는다.
사람들은 훗날 땅속에서, 혹은 물속에서
옛 사람들의 말을 꺼내 그들이 길을 가며 했던 말을 꺼내 듣는다.
그때의 말은 화석화된 말이 아니다.

물의 말이기도 하고 풀의 말이기도, 흙의 말이기도 하다."

 

 

 

 20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