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시 강의

kiku929 2012. 7. 9. 13:19

 

 

 

우리 동네의 동사무소에는 부설로 작은 어린이 도서관이 있는데 어느날 막내가 그 앞을 지나다 시 강의가 있다는 전단을

발견하고는 엄마 이름으로 등록을 했다고 한다.

그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나는 막내가 엄마를 생각해서 등록했다는 사실에 감동하여 나갈지 말지 조금도 망설임 없이 준비하고 나갔다.

회원들은 대 여섯명, 역시 시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한 시간 반 가량의 강의를 듣고 있는데 강사님의 한 마디가 가슴에 와 닿는다.

자신이 이곳에 나오는 것은 문학을 말할 곳이 없어서라고...

이러한 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없더라면서.

 

가끔씩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가장 즐거운 것은 함께 문학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시, 어떤 시인에 대해 말을 해도 서로가 공감할 수 있다는 사실,

그런 대화가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것....

지금은 어딜 가든 누구를 만나든 대부분 프로야구나 골프이야기, 드라마나 연예인들의 이야기들로 넘쳐나지만 

문학은 그중 어느자리에도 끼지를 못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말하고 공감받을 때만큼 즐겁고 신나는 일이 또 있을까?

하지만 문학은 이제는 그럴 기회조차 점점 사라지는 것만 같다.

 

내가 오늘 나가서 즐거웠던 것은 그런 공간속에 내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알고보니 올 봄 부터 계속 다녔던 회원들이어서 신참내기는 나 하나 뿐이었다.

열심히 다녀볼 생각이다.

일 주일에 한번, 문학을 이야기하는 장소에 속한다는 것은 나로서도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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