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입추와 말복이었다.
해마다 느끼는 건 입추가 지나면 신기하게도 가을 내음이 느껴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따가운 햇살 속에서, 공기 속에서, 바람 속에서 가을은 몰래 숨은 그림처럼 앉아 있다.
아직 아침 기온은 높지만 바람은 한결 선선해졌다.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선풍기로 바람을 불러모으고 있다.
매미 소리도 어제보다 요란하다.
여름 끝무렵...
이제 내가 좋아하는 계절이 시작된다.
하얀 가루처럼 잘게 부서지는 눈부신 빛가루들,
그 안에 동그마니 자리한 적막,
뜨거운 태양아래 불어오는 바람의 선선함,
바다가 못내 그리운 시간...
모든 기억 속의 그리움이라고 말하고 싶은 나의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