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박정대
고통이 습관처럼 밀려올 때 가만히 눈을 감으면 바다가 보일 거야
석양빛에 물든 검은 갈색의 바다, 출렁이는 저 물의 大地
누군가 말을 타고 아주 멀리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모습이 보일 거야
그럴 때, 먼지처럼 자욱히 일어나던 生은 다시 장엄한 음악처럼
거대한 말발굽 소리와 함께 되돌아오기도 하지
북소리, 네 심장이 고동치는 소리를 들어 봐
고독이 왜 그렇게 장엄하게 울릴 수 있는 지 네 심장의 고동소리를 들어 봐
너를 뛰쳐나갔던 마음들이 왜 결국은 다시 네 가슴 속으로 되돌아 오는 지
네 가슴 속으로 되돌아온 것들이 어떻게 서로 차가운 살갗을 비벼대며
또다시 한 줄기 뜨거운 불꽃으로 피어나는지
고통이 습관처럼 너를 찾아올 때 그 고통과 함께 손잡고 걸어가 봐
고통과 깊게 입맞춤하며 고독이 널 사랑할 때까지 아무도 모르는 너만의 보폭으로 걸어가 봐
석양빛에 물든 저 검은 갈색의 바다까지만
장엄한 음악까지만
*
이제 난 타인의 세상 살아가는 일을 나와 비교하지 않는다.
그저 나만의 보폭으로 걸어갈 뿐이다. 거기에 침묵을 더하며...
내 마음에 깃들어 오는 새로운 것들을 나의 체온으로 덮혀주면서 보듬고 가야지.
살아가는 일은 결국 자기의 마음을 어떻게 잘 달래면서
끝까지 데리고 가는가의 문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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