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허무한 마음...

kiku929 2012. 12. 17. 01:43

 

 

                                                

 

올 해 8월,  81세를 맞이한 아버님 생신날에...

 

 

 

 

 

 

 

이날 처음 손주 사위를 만났다.  

기쁜 것은 부모님이 마음에 들어하셨다는 거...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라고 글을 쓰기는 했지만 사실은 전혀 실감나지를 않는다.

어머니의 시신과, 염을 하는 과정, 그리고 화장하는 것까지도 모두 눈으로 지켜보았음에도

이 실감나지 않는 건 왜일까.

 

돌아보면 기나긴 투병이었다.

거의 9년이라는 시간...

긴 병에는 효자 없다는 말이 거짓이 아닌 것처럼 처음 어머님이 아프셨을 때보다

점점 우리들의 마음도 느슨해져서 나중에는 어머니의 병이 으례히 그런 것이라고 받아들이게 되었던 것 같다.

결국 임종도 지켜드리지 못했다.

위독하시다는 말에 다녀오기는 했지만 그렇게 빨리 생을 마감하게 될지는 몰랐다.

다시 집으로 오면서 며칠 후에 있는 막내 시험이 끝나면 나라도 내려가 며칠 지낼 생각이었는데...

그랬다면 아버님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줄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는 일이 왜 초라한 일이 되어야 하는지...

그동안 어머님을 뵈면서 많이 느꼈던 감정이다.

사실 어머님은 아버님이 곁에 계셨기에 자식으로서 한걸음 뒤로 물러설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홀로 되신 아버님은 전적으로 자식들의 몫이다.

지금은 함께 모시고 살 형편은 안되지만 조만간 모시고 올라올 생각이다.

내가 과연 잘 해드릴 수 있을지 자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 가지, 아버님을 서글프게 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

늙어서, 아파서, 의지할 곳이 없어서 서글퍼지는 마음... 적어도 그런 마음은 들게 하고 싶지 않다.

모시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함께 사는 것...

특별할 것도 없이 일상처럼 함께 녹아드는 것...

그렇게 살면 되지 않을까?

꼭 장남이어서가 아니라 그냥 아버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배경이 되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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