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고인돌 휴게소에서
언제부턴가 겨울은 내가 좋아하는 계절이 되었다.
우리 큰 딸은 그런 나를 보고 엄마는 밖에서 일하지 않으니까 그런거라고 핀잔을 주었지만
난 겨울의 정지된 풍경이 참 좋다.
그 고요속에서 꼼지락 거리고 있을 생명들, 넓어진 여백은 비밀로 가득한 세상만 같다.
나에게 평화는 이런 것...
그래서 내 마음도 겨울 풍경을 닮고 싶다.
지금 밖은 눈이 내린다.
먼동이 트려면 한참이나 남은 시각, 하얗게 세상을 뒤덮고 있는 풍경을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나만이 누릴 수 있는 특혜나 되는 듯이 한참을 바라보았다.
영화 <노스바스의 추억>이 생각난다.
난 눈이 내리면 이상하게도 그 영화의 장면들이 떠오르곤 한다.
내 기억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영화들은 줄거리나 재미가 아닌 이미지로 남는 경우인 것 같다.
뜬 눈으로 밤을 새운다.
그래도 창밖으로 눈이 내리고 있어서인지 이 밤이 외롭지는 않다.
서로 공모자라도 되는 것 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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