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가 책을 사왔다.
포장까지 한 책을 손에 들고 숨을 헐떡거리며 내게 내민다.
아마도 뛰어왔던가보다.
얼마전 막내랑 서점에 갔는데 이것저것 책을 고르다 저 책을 계산대에 가져갔다.
그런데 계산하려니까 인터넷에서 사면 더 쌀텐데.. 그리고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책도 훨씬 많을 텐데...
(동네 서점엔 살만 한 시집이 별로 없다.)
그런 생각이 들어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고 막내 책만 계산을 한 적이 있다.
막내는 그게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막내가 초등학교 시절,
봄날 여기저기 꽃이 피기 시작할 때면
막내는 집에 올 때마다 냉이꽃이며 제비꽃, 봄까치꽃등을 꺾어와서 나에게 내밀곤 했었다.
물론 내 손에 전해질 때는 이미 반쯤은 시들어져 있었지만...
하지만 그 시든 꽃을 받아든 그 한순간 내 생에 환하게 불이 켜지던 느낌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랬던 아이가 조금 커서는 꽃화분을 내밀고, 그보다 조금 더 커버린 지금은 이제 책을 내민다.
어릴 때 들꽃을 내밀던 그 손으로....
그럴 때마다 내 마음의 알전구에도 환하게 불이 켜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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