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 사용법 /마크 프라우언펠더 지음,

kiku929 2013. 4. 8. 19:31

 

 

 

 

 

저자 프라우언펠더는 IT 업계에서 활약하던 저널리스트였다.

하지만 닷컴 열풍 붕괴를 계기로 다른 종류의 삶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고 거기에서 얻은 대안이 바로 DIY였다.

DIY는 내 손으 로 직접 물건을 만듦으로써 사물의 의미를 성찰 하고, 그 사물과 더 친밀한 관계를 맺으려는 노력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손수 닭을 키우고 나무 숟가락을 조각하고 기타를 만들며 손에 굳은 살이 박이는 게 쇼핑몰에 다녀오는 것보다

훨씬 큰 보람과 즐거움을 안겨준다는 사실을 유쾌하면서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DIY란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거나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물건을 만드는 일 뿐만 아니라 텃밭을 가꾸고 가축을 키우는 일, 그리고 아이의 학습을 직접 돌봐주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사실, 산업화 이전에는 사람들이 손으로 뭔가를 만들고 고치며 가꿔가는 것은 일상 자체였다.

하지만 본격적인 산업사회가 시작되면서 영화 <모던 타임즈>에서 나오는 찰리 채플린처럼 사람은 단순한 기능공으로 전락하게 되었고,

인터넷이 생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사회에 이르러서는, 손의 역할이란 컴퓨터 앞에서 마우스를 조정하거나

자판을 두드리는 일이 대부분이 되었다.

물건을 만들고 고치는 것은 손을 가진 인간의 기본적인 능력이다.

하지만 싸고 편리한 공산품이 쏟아지면서 현대인들은 점차 이런 능력을 잃어버렸다.

이는 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기쁨과 보람, 그리고 물건에 대한 애착도 함께 잃어버렸다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인간이 자기 손을 사용하여 뭔가를 만들어내는 일은 단순한 노동 이상의 의미가 숨어 있다.

그것은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는 의식의 발로이며, 바로 자신의 두 발로 땅을 걷고 있을 때처럼 실감나는 삶인 것이다.

걸음 하나 하나가 생생하게 몸으로 전해지듯이, 수공예적 삶은 그동안 속도에 잃어버린 진정한 삶의 가치를 되돌려줄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있다.

 

저자가 불필요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파국적 삶에서 소박한 ‘다른 삶’을 택한 까닭은

지구를 살리자는 거창한 이유에서가 아니라 그것이 한 인간으로서도 옳은 선택이라는 자각 때문이다.

- 최성각 (풀꽃 평화연구소장)

 

 

백 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이런 수공예적 삶은 꼭 필요한 선택이 될런지도 모른다.

물건 하나라도 고쳐 쓰고 아껴 쓰면서 오래 쓰고 덜 버리는 삶의 방식은, 지구에 대한 인간의 겸허한 자세이기도 하지만,

개인적 차원에서도 이로운 삶이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도 이제까지 자신의 살아온 삶의 방식을 한 번쯤 리폼해본다면 어떨까?

 

 

 

 

 

*덧글...

 

이 책은 도서관에서 이 달에 열리는 강좌 <코사지 만들기> 와 <내 손으로 조끼 만들기>와 연계한 추천도서이다.

관장님이 강좌를 듣는 회원들에게 A4용지 한 장 정도 분량으로 책을 소개하면 좋겠다고 해서 독후감 형식을 빌려 쓴 것이다.

사실 시간이 없어 세세하게 읽지는 못했다.

하지만 수공예적, 생태적으로 산다는 것은 앞으로 내가 살고 싶은 생활의 방식이기도 하기 때문에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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