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인생의 한 단락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것....

kiku929 2013. 2. 20. 19:52

 

 

 

어제는 둘째의 졸업식이 있었는데 너무 오래 찬바람을 맞으며 밖에 서있었기 때문인지

오늘은 목감기가 찾아왔다.

그래서 하루종일 컨디션이 별로 좋지가 않다.

지금은 하루가 저무는 시간, 말하자면 저물녘이다.

빗방울이 웅덩이에 고여들듯, 내 마음이 몸 안에 오롯이 고이는 때이기도 하다.

둘째 졸업식의 사진들을 정리 하려다보니 디카의 전원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은 충전중...

 

생각은 수시로 변하는 것이어서 언제부턴가 졸업식의 의미가 크게 와닿는다.

그래서 졸업을 하는 일이 거의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라 해도

난 우리 아이들이 졸업장을 받게 되는 것이 그렇게나 기쁘고 대견할 수가 없다.

뭔가를 끝까지 깨끗하게 마쳤다는 것,

말하자면 소설의 맨 끝의 문장을 완성하고 마침표를 찍는 그런 순간같은 것이다.

생각하면 인생에서 그렇게 끝이라고 마침표를 딱 찍을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가 않다.

내가 시를 끄적이면서도 여간해서 쓰지 않는 것이 바로 마침표이기도 하니까....

 

성격이 밝고 활발한 둘째는 여기저기 전화하면서 알바트로스 탑앞에서 친구들과 사진을 찍는데 바쁘다.

난 햇살이 따뜻해 보이는 벤치에 앉아 생기가 넘치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너무도 환해서 눈이 부시다.

지금 저 아이는 이 날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겠지...

나도 저때는 그랬으니까.

 

세월을 따라간다는 것이 이럴 때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은 세월을 통해서만 시간이 가져다 주는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

시간의 속성이 마치 그러하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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