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누가 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분의 글을 읽으면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다.
삶이 진지해지고 고귀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과거의 시간을 찾아 떠나는 사람, 그 시간을 사진에 담고 가슴에 담는 사람...
미래를 향해 정신없이 앞만보고 가는 지금 세상에서 그의 발걸음은 늘 과거를 향한다.
'툭하면 장대비가 쏟아지던 여름날, 무시로 염전을 드나든 까닭은 염장鹽藏을 질러놓아 시들지 못하는
배추처럼 나 또한 그곳에서 지독한 염장을 당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오십 년 동안 변치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집처럼 나 또한 과거로부터 미래까지 변치 않을 가치 하나쯤을
염장시키고 싶었다.' -p23
그는 어쩌면 자신만이라도 폐허가 된 자리에서 반짝이는 가치를 발견하고 간직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그 불변의 진리에 맞서, 그렇지만 하나쯤은 불변하는 그 어떤 것을 찾고 싶어 길 위를 한없이 걸어가는 사람...
그래서 난 그의 글이 좋다.
아무도 돌아봐주지 않는 버려진 시간들을 일으켜세워주고 먼지를 털어주고 돌봐주는 그의 마음이 따뜻해서다.
마치 고향문을 열고 들어선 것처럼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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