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야채수를 건네 받고...

kiku929 2013. 5. 21. 15:20

 

 

 

 

 

오늘 오전, 함께 근무하는 최선생님이 쇼핑백을 건네준다.

열어보니 그 안에는 얼마전 텔레비젼에서 소개된 야채수 네 병이 들어 있었다.

다섯 가지 뿌리채소를 정량대로 넣고 한 시간 남짓 끓여낸 물인데 암 환자들에게 좋다고 자기도

수술하고나서 지금까지 끓여먹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내가 잘 모르는 것 같아서 4일치를 갖고 왔다고...

냉장고에 넣고서 하루 한 병씩 먹어보란다.

본인말로는 자기것 만들면서 같이 만든거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난 순간 울컥했다.

여자들은 큰병을 앓아도 친정엄마가 없으면 누군가로부터 살뜰하게 보살핌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한번씩 아프고나면 좀 서러워지기도 하고 또 서운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상대에게서 이런 선물을 건네받게 되다니..

 

엄마가 살아계실 때는 늘 몸에 좋은 약을 손수 끓여서 자식들에게 먹이고는 하셨다.

우리가 친정에 가게 되면 엄마는 보온병에 물처럼 수시로 먹으라면서 약재를 넣고 끓인 물을 넣어두곤 하셨는데

그때마다 난 절레절레 흔들면서 먹기 싫은 것을 자꾸만 먹으라고 한다고 짜증을 내기까지 했다.

내가 아프고나서 엄마 생각이 더욱 간절히 나는 것은 엄마의 그 보살핌을 받고 싶은 어리광때문인지도 모른다.

다시는 그 누구도 엄마처럼 나를 챙겨줄 사람은 없을 거라는 사실이

문득 문득 나를 서글프게 한다.

 

냉장고에 야채수를 넣어두면서 마음이 따스해지는 것을 느낀다.

주위 사람들이 요즘처럼 따뜻하게 내 마음에 들어온 적은 없는 것 같다.

 

 

 

 

 

 

 *

야채수 만드는 방법

 

무 150g

당근 80g

우엉 50g
말린 표고버섯 10g

말린 무청 10g

물 1.5 L

 


각각의 재료를 깨끗이 씻어서 무와,당근은 길쭉하게 썰어준다

우엉도 냄비에 들어갈 길이로만 뚝뚝 짤라주고

무청과 표고는 물에 불리지 말고 바로 씻어서 사용한다.

 

여기에 물을 붓고 센불에 올려놓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약불에서 1시간을 끓인다.

(끓이는 동안 절대 뚜껑을 열지 말 것)

 

아침에 일어나 공복에 1컵, 30분후에 식사를 한다.

수시로 물처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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