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2009)

kiku929 2010. 1. 11. 19:06

                        

 

 

 

 

우리 나이쯤의 사람들이라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한 두개 정도는

읽었을 것이다.

젊은날의 키워드중 하나를 장식하는 이름이니까...

그가 이번에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을 냈다.

아는 사람은 잘 알겠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마라톤을 통해 느끼는 잔잔한 느낌들을 자서전적 산문체로 담았다.

 

첫 장을 넘기면 이런 말이 나온다.

 

강물을 생각하려 한다.

구름을 생각하려 한다.

나는 소박하고 아담한 공백 속을,

정겨운 침묵 속을 그저 계속 달려가고 있다.

그 누가 뭐라고 해도,

그것은 여간 멋진 일이 아니다.

 

내가 공원을 걸으면서 느끼는 감정과 똑같다.

걷고걷다보면 내가 나를 떠나 다른 곳으로 무한정 떠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 아담한 공백 속에서 난 친숙한 나의 손을 붙잡고

한적한 다른 세계로 나를 데리고 가곤 하는 것이다.

들꽃이 피어있고 나무가 흔들리고 별이 뜨는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