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멸
정한용
스무 해 전에 보낸 편지에
수무 해 지나 메일로 답이 왔다.
알 수 없는 일, 겨우겨우
가는 목숨을 어찌어찌 이어오던 난 화분에
꽃이 달렸다.
모든 목숨은 물 같은 그리움이거나
빈집을 흐르는 울림이거나
상처의 흔적이거나
그리워하는 일, 사무치는 일, 기다리는 일...
이 모두 살아 있다는 증표이지 않을까.
그것을 버거워하지 않고 기꺼이 감내할 수 있을 때
진정 삶의 주인이 되는 일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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