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잠시...

kiku929 2014. 5. 1. 02:18

 

 

 

 

 

 

 

 

산다는 일이 간혹 영화보다 더 영화같고, 상상할 수 있는 그 이상이 벌어질 때도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어떤 말로도 설명될 수 없는 일...

슬프다, 안타깝다, 화난다, 어떻게 이럴수가... .

세상에 존재하는 그 모든 말을 동원해도 이번 세월호에 관해서는 말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언어의 한계선 밖이다.

 

사고가 난 후 처음 며칠밤은 잠을 설쳤다.

사실은 깜깜한 것이 무서웠다. 그래서 불을 밤새 켜야만 겨우 잠에 들곤 했다.

하지만 아무리 슬픈 일도 24시간 내내 그 속에서 사는 것은 아니기에

보름이 지난 이제는 사람들과 평상시처럼 웃기도 하고 떠들기도 한다.

그러다가 다시 세월호의 사건을 접하게 되면 가슴이 아파 눈물이 흐른다.

초점 잃은 눈빛을 한 아버지의 인터뷰, 아이들이 찍은 사진과 동영상, 카톡의 대화 내용들...아!

요즘은 교복을 입고 지나가는 학생들을 보면 다시 돌아보게 된다.

그러면서도 아무일 없다는듯이 하루 하루가 지나간다.

 

그러나 알고 있다.

오래도록 슬퍼할 수는 없겠지만 쉽게 잊어서는 안 된다고.

내 일이 아니라고 해서, 가슴이 아프다고 해서, 어떤 진실에 마주하는 것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그렇다면 가족들의 외로움이 얼마나 깊겠느냐고.

침묵 속에서, 곁에서,

오래도록 지켜봐주는 것이 지금은 필요한 때인지도 모르겠다.

 

누구의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이었을 그 모든 죽음이 똑같이 대우받고 기억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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