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바람부는 날에...

kiku929 2014. 7. 26. 16:35

 

 

 

 

 

어제부터 태풍의 영향권이었는지 밤사이 바람이 엄청나게 불었다.

한밤중 베란다 난간에 내놓은 화분들을 들여놓는데 바람이 어찌나 세던지 숨을 쉬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창문을 여는데 순간 바람이 휙하고 불어와 안에 있던 제라늄 화분 하나가 베란다 바닦으로 떨어져 토분이 그만 산산 조각나버렸다.

 

휴가 이틀 째,

자꾸만 몸이 늘어진다. 마음은 해야할 게 많은데 몸은 멀뚱멀뚱 그저 그런 마음만 지켜볼 뿐이다.

완전 마음 따로 몸 따로다.

언행일치도 어렵고 심신의 일치도 어렵다.

생각해보면 몸으로 하는 일 만큼 정직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일거리가 있을 때 눈은 걱정만하고 겁부터 먹지만 손은 걱정말라고 내가 한다고 한단다.

엄마는 어떤 일을 끝낼 때마다 손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말하시곤 하셨다.

 

어떤 시에서 이런 장면이 나온다.

시인이 산길을 가는데 농부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시인은 다가가"일을 참 잘 하시는군요."하고 말하는데

농부는 "일을 죽이는 거죠"라고 대답한다.

시인의 생각에 시간을 죽이는 것은 있어도 일을 죽인다는 말이 참 생소하여 다시 똑같은 말을 건넨다.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 농부는 똑같이 대답한다.

 

일을 죽이는 것은 입이나 생각이 아닌 몸으로 하는 것이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일도 사실은 몸을 쓰는 일이다.

사람들이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놓고 하나 하나 이루어 갈 때마다 사망신고나 하듯이 줄을 긋는 것을 생각하면

일을 죽인다는 말이 이상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이 귀중한 시간들...

몸으로 손으로 채워가도록 해야겠다.

자! 지금부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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