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잠들지 못하는 밤...

kiku929 2014. 8. 10. 03:36

 

 

 

 

이틀 전부터 베란다 창가쪽에 햇볕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달력은 보지 않았지만 분명 입추가 온 것이리라.

화초가꾸는 것을 좋아하고부터 베란다에 햇살이 들어오는 시간에 민감해졌다.

계절마다 해의 뜨는 방향과 지는 방향이 모두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느 달이 베란다에 가장 많은 햇살을 비추는지도...

만약 지금 달력이 내 앞에서 사라진다해도 난 베란다에 비치는 햇살의 위치를 보고도 대충 몇 월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신기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은 화초이지만 그 사랑하는 일은 화초의 주변까지 퍼지게 된다는 것이다.

물수제비처럼 사랑하는 마음은 이렇듯 퍼져나가는 일이라는 것을...

 

내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해주는 일 세 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무얼까?

화초와 책과, 산책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그것과 더불어 있는 시간은 내 안에 들어와 앉아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충만하다.

 

지금은 새벽 세 시 반...

점점 자는 시간이 뒤로 미루어진다.

여름의 끝에서 불어오는 새벽 서늘한 바람이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잠못들게 만드는지...

나의 행복이 이런 사소한 순간들에 있다는 것이 또 얼마나 축복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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